[정의]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차산리에 묘소가 있는 조선 후기의 문인.

[가계]

유만주(兪晩柱)[1755~1788]의 본관은 기계(杞溪)이며, 자는 백취(伯翠), 호는 흠영(欽英)이다. 증조할아버지는 지중추부사(知中樞府事)에 오른 유광기(兪廣基)이고, 할아버지는 진사 유언일(兪彦鎰)이다. 아버지는 문장가이자 서예가로 명성을 날린 유한준(俞漢雋)이고, 어머니는 안취범(安取範)의 딸 순흥 안씨(順興 安氏)이다. 부인 해주 오씨(海州吳氏)와의 사이에서 아들 유구환(兪久煥)을 두었는데, 해주 오씨는 출산 후유증으로 사망하였다. 이후 반남 박씨(潘南朴氏)와 재혼하여, 아들 유돈환(兪敦煥)과 두 딸을 두었는데, 태어난 지 보름 만에 요절해 이름을 얻지 못한 아들도 하나 있다. 한편 족보상으로 유만주의 아버지는 큰아버지인 유한병(兪漢邴)이고, 어머니는 큰어머니인 청주 한씨(淸州韓氏)이다. 후사 없이 사망한 형을 위해 유한준이 자신의 아들인 유만주를 양자로 보내었다.

[활동 사항]

유만주는 1755년(영조 31)에 출생하였다. 유년기와 청소년기는 서울 옥류동[서울특별시 종로구 옥인동]에서 보냈으며, 1774년 여름 남산 근처의 창동[서울특별시 중구 남창동]으로 이주하였다. 이사를 한 후 동갑내기 친구인 임노(任魯)와 돈독하게 지냈으며, 1774년(영조 50) 겨울에 새해부터 일기를 쓰자고 서로 약속하였다. 이후 유만주는 1775년(영조 51) 1월 1일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하였으며, 세상을 떠나기 1달 전까지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일기를 썼다. 이것이 바로 『흠영(欽英)』이다. 유만주는 1788년(정조 12)에 사망하였다.

[학문과 저술]

『흠영』은 유만주가 시문 및 하루의 행적과 소회, 그리고 집안의 대소사(大小事) 등을 기록한 일기이다. 24책의 필사본이며, 흠영원본(欽英元本), 흠영기일(欽英記日) 등으로도 불린다. 유만주 사후, 2년여에 걸쳐 임노가 주관해 난초(亂草) 상태의 초고를 정리하였다. 전체 25책으로 편찬되었으나, 그중 제25책에 해당되는 『흠영별부(欽英別部)』는 빠진 것으로 보인다. 1775년(영조 51)부터 1787년(정조 11)까지 13년간의 기록이 연, 월, 일 순서로 배열되어 있다. 한 해의 일기를 일부(一部)로 삼아서, 모두 13부로 구성하였으며, 각 부 앞에 저자의 서문이 기록되어 있다. 맨 처음에 해당 날의 날씨를 적었고, 이어서 그 날 있던 일을 내용에 따라 동그라미로 구분해 적었다. 내용은 무척 광범위한데, 자신의 시문, 그날의 소회와 행적, 동시대 문장가의 글, 읽은 책의 내용, 집안 대소사, 조보(朝報), 경향(京鄕)의 동향 등 자신의 주변뿐만 아니라 나라 안팎의 모든 일이 관심의 대상이었다. 이러한 『흠영』은 18세기 사회·경제·문화사 연구에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한다고 평가된다. 한편 『흠영』에서 포착되는 유만주의 자의식과 자기 규정의 양상을 사대부 신분이라는 공적 측면과 가계 계승자의 적장자라는 사적 측면에서 분석한 연구가 제시되기도 하였다. 이에 의하면, 지식인으로서의 존재 의의, 사대부의 직분, 가부장을 계승하는 적장자의 자격 등 자신에게 응당 있어야 할 것이 없다는 것, 즉 결여에 기반해 공사(公私)의 영역에서 자기 규정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묘소]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차산리에는 기계 유씨 묘역 및 신도비가 조성되어 있는데, 남양주시 향토유적으로 지정되어 있다. 유만주의 묘도 기계 유씨 묘역에 조성되었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