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89012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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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退溪院山臺- |
영어공식명칭 | Toegyewon-Sandaenori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놀이/놀이 |
지역 |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읍 |
시대 | 조선/조선 후기,근대/일제 강점기,현대/현대 |
집필자 | 이효녕 |
[정의]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읍 일원에서 전승되어 온 탈놀이.
[개설]
퇴계원산대놀이는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읍 일대에서 전승되어 오는 탈놀이이다. 탈놀이는 빈터나 너른 마당에서 탈을 쓰고 춤과 노래, 연극을 연희하는 탈놀이를 말하는데, 지역에 따라 황해도 지역의 탈춤, 경상남도 지역의 오광대, 부산 지역의 야유, 서울·경기 지역의 산대놀이[또는 별산대놀이]로 나뉜다. 퇴계원산대놀이는 서울·경기 지역에 분포하는 산대놀이의 하나이다. 퇴계원산대놀이는 다른 산대놀이와 마찬가지로 여러 파계승, 몰락한 양반, 하인, 영감, 할미, 첩 등이 등장하여 날카로운 풍자와 웃음 등을 보여 준다.
퇴계원산대놀이는 기록을 통해 1865년 이전 이미 연희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어 역사적·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010년 8월 2일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52호로 지정되었다. 그 후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보호법시행령」 고시에 따라 지정 번호가 삭제되었다. 2022년 현재 퇴계원산대놀이보존회[회장 민경조]를 중심으로 전승 활동을 이어 가고 있으며, 2022년 11월 30일 퇴계원산대놀이를 포함한 한국의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연원]
퇴계원산대놀이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서울대학교 박물관 소장 산대놀이 가면 16개 중 먹중탈 뒷면에 “양주군 퇴계원리 산대도감 사용 경복궁조영당시(楊州郡退溪院里 山臺都監 使用 景福宮造營當時)”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어, 경복궁이 중건되던 1865년 무렵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기에 그 이전부터 퇴계원산대놀이가 연희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조선 시대 양주에 속하였던 퇴계원은 강원도와 함경도의 행인들이 한양의 동대문으로 들어가는 직통로였다. 교통의 요지였던 퇴계원에는 한양에 공급되는 연초, 숯, 장작, 건축자재, 소, 곡식, 채소 등 소비재가 집하되었으며, 100여 호의 객줏집과 역원(驛院)이 왕숙천을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상업의 발달로 항상 많은 사람이 왕래하는 교통의 요지였던 퇴계원에서는 한양에 공급되는 온갖 소비재가 모여든다고 할 만큼 상업이 발달하여 규모가 큰 공연인 산대놀이가 연희될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갖춰져 있었다.
활발하게 연희되던 퇴계원산대놀이는 1921년 조선총독부가 연초 전매령을 실시하면서 퇴계원 지역의 경제가 급격히 쇠퇴하자 연희와 전승에 타격을 입게 되었고 그러다가 연희도 뜸해지고 말았다. 1945년 추석에 퇴계원산대놀이가 재개되었는데 연희자들이 대부분 세상을 뜬 상태여서 양주별산대놀이[현재의 경기도 양주시에 전승되어 오는 탈놀이]의 연희자들을 초청하여 함께 연희하였다. 결국 1950년대 6·25전쟁을 거치며 퇴계원산대놀이의 전승이 끊어지게 되었다.
1990년대 중반 퇴계원산대놀이의 복원을 위한 조사가 진행되었는데, 과거의 연행을 기억하고 있는 백황봉과 최사윤을 통해 퇴계원산대놀이의 역대 연희자, 가면, 놀이 내용 등이 학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 무렵에 채록된 연희 대본으로 「퇴계원산대놀이보존회본」이 있는데, 다른 지역 산대놀이의 주요 내용인 벽사(辟邪) 의식무, 양반 과장, 파계승 과장, 영감·할미 과장을 공유하고 있다. 또한 서울대학교박물관에는 1920년대 수집된 것으로 추정되는 퇴계원산대놀이의 가면들이 소장되어 있는데, 이를 토대로 퇴계원산대놀이 가면과 의상이 복원되었다.
[놀이 도구 및 장소]
과거에 퇴계원산대놀이는 주로 정월대보름, 사월 초파일, 단오, 백중, 추석 등 명절에 놀았으며, 사월 초파일과 봄철 농한기 때는 연초 상인 등 상인들이 돈을 거두어 박춘재, 송만갑, 이동백 같은 유명한 소리꾼도 초청했다고 한다. 산대놀이와 함께 줄타기, 남사당놀이, 씨름대회도 함께 열렸는데 산대놀이와 씨름은 왕숙천의 모래마당에서 했고 줄타기와 남사당놀이는 역전 앞마당에서 했다.
연희에 쓰이는 탈은 양주별산대놀이 등의 탈이 바가지를 주재료로 하는 것과 달리, 통나무를 조각하여 만든 점이 특징적이다. 반주 악기는 피리가 둘에 대금·해금·장고·북이 각각 하나씩 편성되는 삼현육각(三絃六角)이다. 이 밖에도 꽹과리, 태평소가 추가되거나 피리, 장구만으로 반주되기도 한다.
[놀이 방법]
퇴계원산대놀이도 다른 가면극과 마찬가지로 춤사위에 음악 반주가 따르고 노래와 춤을 추면서 대사·동작으로 연기하는데, 모두 12과장의 놀이마당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과장 상좌춤, 제2과장 옴중과 상좌놀이, 제3과장 먹중놀이, 제4과장 연잎과 눈끔적이놀이, 제5과장 침놀이, 제6과장 애사당놀이, 제7과장 팔먹중과 노장놀이, 제8과장 신장수놀이, 제9과장 취발이놀이, 제10과장 말뚝이놀이, 제11과장 포도부장놀이, 제12과장 신할아비와 미얄할미놀이 순이며, 본격적인 놀이에 앞서 길놀이와 고사를 지낸다. 이러한 구성은 양주별산대놀이와 유사한데, 조선 시대에 퇴계원이 양주에 속하였기에 영향을 주고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전체 12개 과장에는 산대놀이 탈놀이에서 공통적으로 출연하는 파계승, 몰락한 양반, 하인, 영감, 할미, 첩, 사당 등이 등장하며 현실 폭로와 풍자, 성적인 농담, 웃음과 탄식 등을 보여 주며, 전 과장을 연희하는 데 보통 5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퇴계원산대놀이의 춤사위는 ‘백이기’라고 부르는데, 이는 탈놀이 연희자들이 춤을 출 때 “백이자”, “박자”라고 말한 데에서 기인한다. 기본 춤사위에는 불림, 경사위, 고개잡이, 너울잡이, 제자리깨끼, 엇새기깨끼, 곧은치기깨끼, 멍석말이, 어깨치기, 여닫이, 목잡이, 양발치기깨끼리, 곱사위, 팔뚝잡이, 막사위 등이 있으며, 이러한 춤사위들은 40여 종의 거드름춤과 깨끼춤으로 세분화된다. 송파산대놀이의 춤이 섬세하다면 퇴계원산대놀이는 양주별산대와 같이 선이 굵고 힘찬 특징이 있다. 상좌, 연잎과 눈끔적이, 왜장녀, 애사당, 소무, 노장, 원숭이, 해산모, 포도부장, 미얄할미 역은 춤과 몸짓으로만 연기하고 대사가 없지만, 먹중, 옴중, 취발이, 말뚝이 등은 해학과 풍자를 자아내는 대사로 놀이판을 이끌어 간다.
연주되는 악곡은 「염불타령」, 「중허튼타령」, 「자진허튼타령」, 「느린굿거리」, 「자진굿거리」, 「능계」 등이 있다. 노래로는 「청춘가」, 「창부타령」, 「백구타령」, 「둥둥타령」, 만신의 덕담과 「노랫가락」 등이 나오며 경기민요에 바탕을 둔 선소리 계통의 소리가 주를 이룬다.
[현황]
1930년대까지 순탄하게 전승되어 오다가 한동안 전승이 끊겼던 퇴계원산대놀이는 1990년대 초반부터 복원 작업을 진행하여 원형을 복원하였고, 2022년 현재 퇴계원산대놀이보존회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전수 활동과 공연을 이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