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기도 남양주 출신의 조선 후기의 문인.

[가계]

정학유(丁學游)[1786~1855]의 본관은 나주(羅州)이며, 초명은 정학포(丁學圃), 자는 문장(文牂), 호는 운포(耘逋)이다. 할아버지는 진주목사 정재원(丁載遠)이다. 아버지는 정약용(丁若鏞)이며, 어머니는 홍화보(洪和輔)의 딸 풍산 홍씨(豐山 洪氏)이다. 부인은 심욱(沈澳)의 딸 청송 심씨(靑松 沈氏)이며, 형은 정학연(丁學淵)이다.

[활동 사항]

정학유는 1786년(정조 10)에 태어났다. 15세가 되던 1801년(순조 1) 아버지 정약용이 강진으로 귀양 가면서 길을 잃고 방황하였다. 유배 초기 정약용이 강진에서 보낸 편지에는 둘째 정학포에 대한 염려와 걱정이 자주 발견된다. 1808년 8년 만에 아버지를 만나기 위하여 강진에 처음으로 내려갔고 1810년 2월까지 다산초당에 머물며 아버지를 모시고 공부하였다. 1811년 둘째 큰아버지 정약전을 만나기 위하여 흑산도에 다녀오기도 하였다.

상경한 이후에도 정학유는 정약용의 해배가 늦어지고 해배 이후에도 복권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조용한 삶을 살았다. 정약용은 『주역사전(周易四箋)』「제무진본(題戊辰本)」에서 1808년 책을 완성하는 데 정학유의 도움을 받았음을 기록하였다. 『주역사전』에는 각각 정학연과 정학유를 가리키는 “학가왈(學稼曰)”과 “학포왈(學圃曰)”로 시작되는 역주(易注)를 다수 발견할 수 있다. 1845년(헌종 11) 형 정학연과 더불어 정약용의 제자인 황상(黃裳)과 정황계첩(丁黃契帖)을 엮어 두 집안이 대대로 우의를 지속하기로 다짐하며 계를 맺고 기록을 남기기도 하였다. 1855년(철종 6) 사망하였다.

[학문과 저술]

정학유는 관직에 나가지 않았지만 여러 저술을 남겼다. 문집으로는 『운포유고(耘圃遺稿)』의 존재가 최근 알려졌다. 다산 정약용 집안 가장본 『유고(遺稿)』 10책 중 제9책에 수록되어 있는데 ‘운포시집’ 권1~권8, ‘운포문집’ 권1~권2로 구성되어 있다. 시집 8권은 모두 연대순으로 편차되었고 작품 수는 총 408제 599수이다. 문집에는 부(賦) 6수와 문(文) 12편이 수록되어 있다. ‘운포문집’ 권2에는 정학유가 둘째 큰아버지 정약전을 만나기 위하여 강진에서 출발해 흑산도를 방문하고 다시 강진으로 돌아온 51일간의 여정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부해기(浮海記)」가 실려 있다.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는 정학유가 지은 장편 가사인데, 한 해를 1월부터 12월까지 나눈 월령 형식에 농가에서 매월 행하는 행사와 세시풍속 등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전체 14단락으로 12달의 12단락 앞뒤에 서사 단락과 결사 단락이 붙여진 형태를 띤다. 월령에 따른 농사 지침뿐만 아니라 농가의 풍속, 농업 기술, 풍류에 이르기까지 농경에 관한 복합적인 내용을 담아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정학유가 일생을 남양주에서 학문과 농사에 힘쓰며 보냈기에, 「농가월령가」는 문학작품뿐만이 아니라 조선 후기 남양주 지역의 농업상과 농민들의 생활상을 반영하는 자료로서의 의미도 크다.

『시명다식(詩名多識)』은 『시경(詩經)』에 등장하는 생물의 이름을 고증하여 해설한 책이며, 생물을 총 8개 항목으로 나누어 『시경』 각 장의 편명과 물명을 적고 설명을 덧붙였다. 모든 설명의 맨 앞에 주희(朱熹)의 집주(集註)를 인용하였으며 명나라 대 쓰인 『본초강목(本草綱目)』의 인용 빈도가 매우 높게 나타난다.

[묘소]

정학유의 묘는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금남리에 있다.